ヨスガノソラ.. 우리나라 말로는 요스가노 소라라고 읽죠. 여러 의미로 참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리는 작품입니다. 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고, 게임 원작이라는 사실도 안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이 게임을 플레이 해봤습니다.
제가 서브컬쳐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처음으로 빠져들었을 때 코노스바 다음으로 본게 요스가노 소라였습니다. 그 당시에 받았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근친상간이라는 금기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이 BGM과 잘 어울려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죠.
그런데 게임에서 주는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사회와 갈등하며 고뇌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소라의 종잡을 수 없는 심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았습니다. 어떤 장면은 사랑을 얘기하는데도 섬뜩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어찌어찌 마무리는 또래에게 인정받는 분위기이긴 했습니다만, 영 뒷맛은 개운치 못하더라고요.
총 3개 루트를 플레이했습니다. 나오, 카즈하, 소라 순서로 플레이 했는데.. 대미를 장식하기 위한 소라 루트가 오히려 미연시라기보단 반쯤 스릴러같은 느낌이고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선택했던 나오 루트가 제일 좋았습니다.
나오의 훌륭한 몸매와 안경 쓴 단발머리.. 그리고 어딘가 슬픔을 간직한 듯한 미소는 완전히 제 취향이었습니다. 좀더 깊게 들어가면, 어딘가 제 어렸을 적 모습을 상기시키는 듯한 캐릭터였습니다. 물론 어렸을 때의 저는 나오만큼의 냉정함과 임기응변 능력을 갖추기 못했지만 그 외의 것은 저를 투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전 제가 기억도 못할 어렸을 적에 부모님의 이혼을 겪었습니다. 대중 매체에선 흔히 자식이 성장하고 나서 부모님이 이혼하고 나면 가끔이나마 연락을 주고받는데, 전 부모님의 이혼 이후 생부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물론 그것만이 제 어두웠던 학창 시절 성격의 원인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테죠.
다만 나오가 저랑 달랐던 점은 혼자 있을 때 어둡고 외로워도 같이 있으면 밝게 웃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이죠.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면 타인과의 사랑을 통해서나마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스스로의 외로움에 갇혀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유폐시켰습니다.
적어도 그 때의 제가 어떤 계기라도 좋으니 사람과의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교류할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 지금의 제가 조금은 다를까요? 저의 첫 사랑은 21살 때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연애를 하면서 인간 관계에 있어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런 경험을 좀더 일찍, 그리고 청소년기에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라 루트는... 애니메이션에서 보듯 뭔가 안타깝고 절절한 느낌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에로게 답지 않게 근친애를 좀 무섭게 다루더군요. 친오빠를 이성으로 보는게 은연중에 드러나고 자기를 적어도 거부하지는 않은데서 희망을 느낀 소라는 다음날 여태까지와는 180도 다른 태도를 취합니다.
소라의 이런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가 사랑이라는 게임 속 설정에서 빠져나와 급격하게 정신을 차리게 되더군요. 이 때는 소라의 사랑이 진짜 하루카를 이성으로 본다기보다 반쯤은 의지할 대상을 찾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뒤에 소라가 왜 하루카를 이성으로 보게 됐는지 이유가 나오지만요.
그리고 그 유명한 밈.. 현관 합체가 등장할 차례죠. 애니메이션에선 섹스하는 도중에 위원장이 들어온다는 충격적인 장면이었지만 원작이 되려 좀 덜 매운 맛입니다. 적어도 사랑하는 친오빠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에 마주쳤으니까요.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이런 충격적인 장면을 목도한 나오의 대처였습니다.
우선 소라에게 옷을 입히고
병문안 오던 친구들을 되돌려보내고 하루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지나간 일에 대한 자책보단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말해주죠. 제 성격을 닮았으면서도 저에게 없는 부분을 가지고 있는.. 정말 부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던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이 뜨게 된 것은 소라의 덕이 큰데 어떻게 보면 나오 얘기만 주구장창 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나오 루트에서 전 어렸을 적의 저에게 위로를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미연시 하면서 진심으로 이야기에 몰입해서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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