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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12

『미래세계의 맹인』 사실 미래세계의 '맹인'이라고는 했지만 그건 이야기를 위한 설정일 뿐이고 작가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소외되고 외로운 자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성장기인 것이다. 미래세계의 맹인병은 인공 각막이 선천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병이라고는 하지만 유진 의사는 정신적인 병이라고 한다. 각막에 이상이 생기는 병인데 왜 정신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일까? 결국은 다른 사람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애환인 것이다. 이것은 감정 표출에 대한 욕구로 이어지고, 소년은 다행히 자기와 비슷한 세계관을 보고 싶어하는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 인간의 성장을 위해서는 공감과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지만 공감만.. 2025. 5. 6.
『A Summer's End - Hong Kong 1986』 백합물 연애 비주얼노벨 A summer's end입니다. DLC에 adult patch도 있으니 꼭 같이 다운받아서 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성인 패치라 해서 CG에 중요 부위 노출 그런건 없고(속옷 노출까지만), 다만 섹스신의 묘사가 좀더 적나라할 뿐입니다. 성인 패치를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히 야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간절이 원할 때의 황홀감이 맛있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플레이타임은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성애자가 사회에서 겪는 갈등이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몰입을 하기에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결말도 미셸의 어머니에게 동성애를 인정받는 장면까진 나오진 않고 그저 관계 유지의 한 발자국까지만 보여준 것도 좋았습니다.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자신의 외동딸의 동.. 2025. 2. 22.
『나인 솔즈』 Red Candle의 최신작. 나인 솔즈 후기입니다. 이전까지는 스토리 위주의 공포 게임을 만들다가 갑자기 매트로베니아 게임을 출시한다길래 괜찮을까 했는데 굉장히 준수한 퀄리티로 출시가 되어서 놀랐습니다. 저는 물론 스토리 모드로 플레이했고, 진 엔딩은 글로만 읽었습니다. 진 엔딩 조건이 생각보다 너무 빡세더라고요.. 비주얼 노벨마냥 스냅샷 찍어서 저장하는 방식이 안되는데 어떻게 저 까다로운 진 엔딩 조건을 알아냈나 신기하기만 합니다.  난이도에 대해서 어렵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사실 어렵다는 평이 다수였던 것 치고는 보스를 클리어하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부접과 역공 정도가 어려웠죠. 부접은 1시간 정도 붙잡고 있었던 것 같고 역공은 40분? 나중에 보니 제가 게임하는 내내 부적을 거의 사용 .. 2025. 2. 21.
『예익의 유스티아』 나름 에로게 중에서는 상위권의 퀄리티를 뽐내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름 스토리에 흡입력이 있고 인물들이 매력 있어서 나름 즐기면서 했었죠.  이름부터가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예익? '익'이라면 날개를 뜻하는 말일테고, 예..가 무슨 뜻일까? 원문을 보니 추악할 예(穢)를 썼더라고요. 찾아보니 정식 등록된 단어는 아니고, 그냥 사악한 날개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사악한 날개라.. 공략 가능한 히로인은 피오네, 에리스, 콜레트, 라비리아, 리시아, 유스티아 이렇게 여섯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루트가 많은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일 선호하는 플롯은 한 명과의 긴 호흡의 스토리를 선호하죠. 약간 바람 피는 느낌이랄까 한 캐릭터에 몰입할만하니 분량상 엔딩이 나고, 다른 루트를 진행하면서 .. 2024. 6. 16.
『Flowers』 후기 Flowers 시리즈. 정말 소녀틱한 백합 비주얼 노벨입니다. 백합물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할만한 수작이죠. 계절별로 봄~겨울편까지 총 4개의 시리즈가 존재하는데, 핵심은 시라하네 스오우가 규수들이 다니는 여자 신학교에 입학하여 우정, 사랑, 그리고 학원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스토리입니다. 좋았던 점1. 여성향과 남성향 중간 어디에쯤 있는 일러스트. 사춘기 소녀들에 대한 과하지 않은 몸매 묘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2. 개성이 강한 인물들 간의 재미있는 티키타카. 그냥 일상물이라 해도 되게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3. 다양한 영화와 문학 작품에 대한 비유.  아쉬웠던 점1. 용두사미까진 아니지만 결말이 아쉽네요. 뭔가 대단한 비밀이 있을 것처럼 빌드업 해놓고 막상 별거 없더라니..  학교에서 사람이 죽.. 2024. 6. 6.
『행불행』, 『여대생과 동거 생활』 간만에 재밌게 했던 에로게. BGM도 답지 않게 좋고, 진짜로 스노우와 연애를 하는 듯한 몰입을 느낄 수 있었다. 스토리 자체는 평범했지만, 캐릭터 설계와 성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 작품. 메인 화면이 작중에서 여주가 자신의 처지를 대입하는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인 것도 인상깊었다. 기본적으로 남녀가 원조 교제 관계이기 때문에 무얼 요구하든 웬만해선 다 받아주겠지만 조금이라도 여주의 이야기를 소홀했다간 절대 해피엔딩을 보지 못할 것이다. 2년 전쯤 스토브에서 나온 행불행 리메이크 버전. 내가 실제로 해본건 일본 미연시가 더 많지만 한국 미연시를 더 좋아하는 이유가 잘 드러났던 작품.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한국어 성우 더빙과 익숙한 배경 때문이 크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 감성과 우리나라.. 2024.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