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현존하는 정치 체제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정답에 제일 가깝다고 믿고 있는 정치 체제일 것입니다. 저도 이 생각을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꽤 많은 사람들이 날 때부터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보니 민주주의가 얼마나 정치권력, 자본권력에 취약한 정치 체제인지 아주 쉽게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본질은 다수결이고, 다수결은 소수에 대한 존중 없이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여기서부터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또한, 각 개인의 의사결정 시스템 오염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누군가에 세뇌당한 상태로 1표를 행사해도 지극히 온전한 1표로서의 권리 행사라는 것이죠.
물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자유민주주의' 라는 용어는 이율배반적인 용어입니다. '자유주의'는 1원 1표에 가까운 반면 '민주주의'는 1인 1표에 가깝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양립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니, 생각보다 민주주의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 그리 깊지 않은 것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겠군요.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에 대해 대체로 동의할 겁니다.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고여만 가고 순환이 일어나지 않죠. 권력의 순환이 없다는 것은 곧 세습을 의미하고, 이는 자본주의의 핵심인 개인의 능력에 따른 공정한 경쟁을 부정하게 됩니다. 음과 양이 순환하지 않고 멈춰 있는 그 순간, 역사도 멈추는 것입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현 세태에 문제가 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상당히 늦게 인지했습니다. 어떤 권력의 흐름이 개인을 외롭게 만들어 극단적 집단의 홍위병으로 만들었는지, 그 극단적 일부가 어떻게 민주주의를 쇠퇴시키는지 이사를 끝내고 나면 책을 사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아직 제 생각은 귀납적인 유추일 뿐 연역적인 도출이 아니기 때문에,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생각은 아니기 때문에 취약한 생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찌됐든 늦게나마 민주주의란 제도가 어떻게 위기를 맞는지, 호시탐탐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하는 세력들에 어떻게 제도로서 대항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꽤 오래 전부터 개인의 고립을 우려했던 시각이 있었습니다. 전에 포스팅 했었던 『멋진 나날들』에서도 가정과 사회에서 고립된 개인이 내뿜는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에너지를 염려했었죠. 비록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로 이야기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만으로도 꽤나 깊은 성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인생의 목표는 식견을 더욱 발전시켜서 나중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숲' 안에서 전체적인 숲을 관망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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