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미래세계의 '맹인'이라고는 했지만 그건 이야기를 위한 설정일 뿐이고 작가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소외되고 외로운 자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성장기인 것이다. 미래세계의 맹인병은 인공 각막이 선천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병이라고는 하지만 유진 의사는 정신적인 병이라고 한다.
각막에 이상이 생기는 병인데 왜 정신적인 문제와 관련된 것일까? 결국은 다른 사람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애환인 것이다. 이것은 감정 표출에 대한 욕구로 이어지고, 소년은 다행히 자기와 비슷한 세계관을 보고 싶어하는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 인간의 성장을 위해서는 공감과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지만 공감만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한 발자국 떨어져 자신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이 있어야 또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소녀가 도시를 떠나 각자 서로의 길을 탐색하고 돌아오는 플롯은 이것을 상징하는 바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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