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Cz6F9uUiRr4&t=284s
요새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핫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많은 선진국들에서 극우 정당의 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도 이 현상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유튜브 영상이나 책도 찾아서 읽어보고 티스토리에도 비슷한 주제로 리뷰를 몇번 남겼습니다.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학문적인 접근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제 일기장과도 같은 이 티스토리에서 제 글을 진지하게 읽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상당히 민감한 말은 많을 것 같습니다.
전 청년 극우화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의 연원은 굉장히 단순하지만 해결책은 너무나 복잡하다"고 생각해요. 공대식으로 표현하면 이 문제를 촉발시키는 원인은 OR에 가깝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AND에 가깝다고 봅니다. 쉽게 얘기하면 청년 극우화 문제는 발생하기 쉬우나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사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일부 젊은 세대들이 극우화되어 기득권과 한 몸이 되는 현상은 모순됩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않고, 사회적인 지위도 낮은 젊은 세대들이 그 중 일부가 기득권과 부화뇌동한다? 정보 네트워크의 중앙 집중을 무너뜨리려는 상법 개정, 방문진법 등을 거부하고 권력을 이용해 일반 시민을 억압해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에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집단이 동조한다? 이건 세뇌라는 말로밖에 설명이 안되죠.
극우 포퓰리스트에 동조하는 극우 청년들도 여기에 정면으로 반박은 못합니다. 대신 민주 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갈음하죠. 아니 비판이라고 취급은 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민주 정권 때문에 청년들이 피해를 봤다, 남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다, 페미니스트를 옹호한다, 동성애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너무 오냐오냐해준다 등..
여기에 대한 제 의견은 환각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닙니다. 그저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불만을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표출하게끔 해주는 것에 불과하죠. 가장 많이 하는 군대 소재를 들어볼까요? 저도 군대라는 조직 자체는 부조리의 온상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부조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심했던 저희 부모 세대는 그럼 지금보다 훨씬 더 남녀 갈등이 치열했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니면 저희 부모 세대가 멍청해서 그런 불평등을 겪고도 불만을 제기할 능력이 없었던 것일까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부조리 그 자체보다 부조리에 대한 분노를 양식 삼아 살아가는 특정 정치 세력이 어떤 아젠다를 채용하느냐죠. 제가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그들이 어떤 아젠다를 채용했는지는 지역감정 정도만 알고 자세히는 잘 모릅니다만, 10년대부터는 극단적인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한 남녀 갈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가 뿌리 박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실을 10년대 중반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음지에서 이뤄지는 인터넷 망령들의 저급한 놀이에 가까웠다면 양지로 나와서 하나의 정치 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기에 동조하는 청년들은 인생은 각자도생이다, 강자가 약자를 찍어누르는 것은 당연하므로 약자가 강자에게 복종하는 것은 당연하다 등 약육강식의 정글에 사는 것 같은 사고방식을 자주 보입니다. 그리고 원래 인간의 본성이 그렇다고 합리화까지 하죠. 사실 이 주장도 반만 맞는 주장입니다만 전 굳이 여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 인간에 대한 통찰 없이 지극히 한 부분만 보고 펴는 주장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청년들은 왜 자기에게 실제로 이득도 되지 않는 세력에 동조하게 된 것일까요? 왜 청년들이 난민, 장애인, 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혐오하게 된 것일까요? 전 근본적으로 가족의 붕괴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희망이 안 보인다, 계층간 사다리가 사라졌다 이런 분석도 있지만 저는 더 근본적으로는 핵가족화에서 찾는 편입니다. 인류사에서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절대적 물질의 풍요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기 때문이죠.
인류가 존재했던 99%의 시간동안 한 명의 인간 개체는 태어나서 마을 단위 집단의 다른 성인 개체로부터 보호를 받고 자랐습니다.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달로 대부분은 육아를 부모와 조부모가 하게 됐죠. 사실상 부모가 대부분을 하고 있다고 봐도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과중한 업무입니다. 머나먼 과거에는 한 마을이 아이를 키웠다면 이젠 단 2명이 아이를 키우는 셈이니까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랍니다. 이는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맞물려서 현실의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아닌 모니터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에 반응하는 법을 배우고 자라죠. 인터넷은 얼굴을 마주하지 않기에 아무래도 자기 생각을 필터링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때로 과장해서 표현하기 쉽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터넷 문화와 현실의 문화의 차이를 인지시켜줄 부모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딨냐고요? 직장에 있죠. 얼굴을 맞대며 자신의 가치관을 자식에게 알게 모르게 전수해줄 부모가 직장에 잡혀 정작 자식과 같이 보내는 시간은 적고 아이는 어린이집, 돌봄센터 이런 곳을 전전하며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발달의 시간을 그저 허비하게 됩니다.
그 허비하는 시간에는 대중 문화(요즘엔 인터넷 방송, 커뮤니티, SNS 등)가 아이들의 허기를 메꿔줍니다. 대중 문화는 기본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을 하도록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사물에 대한 비판적인 통찰을 키워주기 이전에 무비판적으로 트렌드를 수용하게끔 하는 것이죠. 여담입니다만 그래서 제가 인방, 커뮤니티, SNS 전부 안 합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무지성의 무저갱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어서요.
아무튼 이런 토대에선 극우 파시즘이 아주 자라기 쉽습니다. 반드시 있을 수밖에 없는 인간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를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특정 대상에 대한 폭력의 언어로 구체화 시켜주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즐겨 쓰는 표 받는 수완이죠. 그 과정에서 그들이 하는 말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습니다. 그저 자기 앞의 부조리가 싫으면 그 부조리는 누구 탓이다 하고 팻말을 설정해주면 우다다 따라가기 바쁘죠. 제가 전부터 했던 생각인데, 갈라치기를 누구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갈라치기에 누구보다 홀라당 잘 넘어가더라고요... ㅋㅋ
하지만 핵가족화가 반드시 파시즘을 낳는 것은 아니에요. 우리나라의 파시즘에는 몇 가지 스토리가 더 있습니다. 바로 서열화에 미치고 통찰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 환경입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제가 볼 땐 참으로 기괴합니다. 아이가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독립된 개체로 독자적인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데, 한국 교육은 그런건 안중에도 없죠. 그저 복잡한 삼차방정식을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푸느냐, 원어민도 제대로 해석하기 힘든 논문을 발췌해서 낸 지문의 빈칸에 알맞는 단어를 맞춰야 합니다(요즘에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수능 문제 풀 땐 그랬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무의식에 사고가 한정됩니다. 어떤 문제에 다각도로 접근해보기 보다는 제일 빠르고 효율적인 접근만 찾게 되죠. 하나의 인간과 인간 집단은 효율성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효율성만 찾으며 다양한 인간과의 연대를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안전 장치가 인간 집단 유지에 왜 필수 요소인지 모르고, 다양성이 결여된 사회가 왜 장기적으론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모르고 자라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아시는 대롭니다. 저만 해도 월급 200 남짓 받으며 일하고 정말 빠듯하게 미래에 희망을 근근히 이어 나가며 살고 있습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것은 옛말이고, 평범한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선 주식, 코인 한탕밖에 없습니다. 의대? 로스쿨? 점점 세습제가 되어 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청년의 갈 곳 없는 분노를 586 세대(무슨 어원인진 모르겠습니다만 영포티란 말도 쓰더라고요)와 이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로 언어화 해주고 더 나아가 현실의 몽둥이를 쥐어주는게 바로 파시즘입니다(Fascism은 나무 묶음(몽둥이)를 뜻하는 라틴어 Fasces에서 유래했습니다. 더 정확히는 Fasces->Fascio(이탈리아어)->Fascism).
그래서 파시즘에 동조하는 청년들의 감정은 간단합니다. 균점 사상! 그들은 원인은 특정 정치 세력에 있다 뭐 다른 말 하지만 제가 봤을 때 그건 핑계입니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나도 돈 많이 벌고 싶다! 이겁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본인 능력 상, 사회 시스템 상 그게 힘드니 박탈감 느껴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고... 어찌 보면 파시즘이 자리 잡기 위해 최적의 환경을 셋팅해놓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귀는 맞아 떨어집니다.
저는 한 가지 더 걱정인 부분이, 나중에 아이를 기를 때 제 아이가 이런 반지성주의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저 혼자의 힘으로 쉽지도 않을 것 같은데... 그래서 요즘 비정상적으로 낮은 출산율이 다른 의미로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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